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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리뷰] 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 (1~5권)
Dec 9th, 2015 by Wegra Lee

외우는 걸 지극히 싫어하는 성격 탓에 학창 시절 역사를 멀리해서인지, 가장 가까운 왕조이자 여러 매체를 통해 손쉽게 접할 수 있는 조선에 대해서는 잘 모르고 살아왔다. 그러다 업을 바꾸고 당장 절실해진 인문학 소양 쌓기에 재미 붙이고 살던 어느 날, 부담없는 만화로 멋드러지게 차려낸 한 세트의 이 책을 본 바로 그 날.. 어느새 내 손가락은 구매 버튼을…

총 20권인데 겸사겸사 부모님 댁에 두고 갈 때마다 조금씩 읽느라 아직 5권, 조선 건국부터 세조 때까지밖에 읽지 못했다.

지금까지의 큰 느낌은..

1. 등장인물이 너무 많아 종종 누가 누군지 헷갈린다. 500년치를 20권에 담다보니 어쩔 수 없는 부분일 것이다.

2. 나라를 잘 다스리기위한 정책, 토론, 업적은 거의 없고 온갖 암투로 얼룩진 권력 투쟁 이야기가 주를 이룬다. 권력 앞에서는 형제도 없고 애비도 없고 마누라도 없다. 그러니 조카 따위야 말해 무엇하랴. 외척도 다 죽이고 공신도 다 죽이고 형제도 다 죽인다. 이 책과 <왕좌의 게임>을 같은 시기에 보았는데, 전 편 주인공들이 너도나도 손잡고 목이 잘려나가는 모습이 아주 인상적이었다. <왕좌의 게임>쪽은 그래도 가상의 드라마지만, <조선왕조실록>은 우리 역사고 조상이란 점에서 안타까운 마음이…

3. 실록이라 함은 왕도 볼 수 없는 객관적 자료라고 하지만, 이 역시 힘을 가진 자의 시선에서 쓰인 것임을 드러내는 정황이 너무 자주 나온다. 오늘도 나라를 지배하고 계신 악당들께서 과거를 지우는 순간을 살고 있어 씁쓸함이 한층 더해진다.

지금까지는 유쾌한 역사는 아니었다. 이후로도 임진왜란, 병자호란, 일제 침략 등 나라를 뒤흔드는 큰 난들이 잔뜩 기다리고 있지만, 중간중간 자랑스럽고 뿌듯한 이야기들도 펼쳐지길 기대해보며 우선은 여기까지 정리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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