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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리뷰] 핀테크 세상을 열다
Jan 14th, 2016 by Wegra Lee

핀테크. 화두에서 거의 빠지지 않는 주제였지만
블로그의 짤막한 글만으로는 잘 이해되지 않아 미뤄두기만 했었다.
몇 해 전 금융 쪽 관련해 좋지 않은 기억도 있고 ㅎㅎ

그러다 옆 팀에서 재미나 보이는 책을 만들고 있길래
언제 나오는지 수시로 물어보다 드디어 손에 넣었다.

핀테크 관련 다른 책은 내가 읽어보지 못했으니 비교는 불가..
단, 차일피일 미루던 나에게 ‘이 책으로 보면 되겠다’는 생각이 들게끔 했다는 거!

구성은 총 30편이고, 각 편은 아래 흐림을 따른다.
1. 만화로 주요 개념을 설명해주고,
2. 글로 보충해서 쭈~욱 정리한 후
3. 국내외 사례

생소한 분야라 만만치는 않은 주제인데
만화 부분에서는 어려운 핵심 개념을 재밌고 상징적인 비유를 끌어들여 이해를 돕고 오래 기억되게끔 노린 것 같다.

이어지는 글에서는 같은 내용에 살을 붙여서 차분하게 정리해준다.
만화와 글이 따로 놀지 않아 되새김질하듯 꼼꼼히 구성이 마음에 든다.

국내외 사례는 핀테크가 실제 우리 삶에 얼마나 가깝게 다가왔는지는 잘 보여준다.
더 궁금하면 언급된 회사의 사이트를 방문하거나 서비스를 직접 이용해볼 수도 있겠다.

핀테크란 무엇인가?

핀테크와 일곱 여친들

이 그림이 암시하듯 다양한 주제를 다루는데, 지급결제 외에 송금, 자산관리, 대출중개, 금융 데이터 수집/분석, 금융 소프트웨어, 플랫폼이 더 있다.

세부 주제로 가면 더 다채롭다. 그중 가장 낯익은 주제는 지난달 ‘플랫폼 전문가 그룹’ 모임에서 들었던 크라우드 펀딩. 이 역시 개념과 관련법 현황과 나아갈 길까지 잘 짚어 주고 있다.

비트코인과 블록체인 쪽도 지인들이 다니는 회사가 워낙 유명해서 종종 접하고 있었다. 기술적으로도 화제이기도 하고. 수학 문제를 풀어 코인을 발굴한다는 개념이 신기하긴 하나, 이 책은 그 내부의 복잡하고 기술적인 메커니즘을 설명해주지는 않는다. 과거 실물경제에서 숫자가 쓰인 종이조가리로, 다시 은행 서버에 저장된 이진 숫자를 카드라는 매개를 통해 사용하는 게 자연스러워졌듯, 언젠가 비트코인 같은 전자 화폐도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질 테니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 있다 해서 조급할 것도 없을 거다.

올만에 재미나면서도 유익한 책을 읽었다.
큰 그림은 그려졌으니, 이제 필요할 때 해당 주제 만화만 다시 펼쳐보면 되겠다.

[책리뷰] 100명 중 98명이…
Dec 13th, 2015 by Wegra Lee

<100명 중 98명이 틀리는 한글 맞춤법>과 <100명 중 98명이 헷갈리는 우리말 우리 문장>

우리말은 너무 어렵다. 원칙도 이상한 게 많고 그나마도 갖가지 예외로 점칠되어 있다. 줄곧 한자 문화권에 속해 있다가, 일본에 점령되었다가, 해방 후 이어진 급격한 서구화로 우리 줏대를 가지고 차근히 우리 말을 발전시켜올 겨를이 없었다.

그래서 프랑켄슈타인이 되었을지라도.. 우리말은 우리말. 더구나 관련 업을 택한 나에겐 의무로라도 이쪽 지식을 갈고닦아야 하기에, 가볍게 읽을 요량으로 선택한 책이 이 두 권이다. 제목부터가 부담없이 보이지 않는가?

이 책들은 일상에서 많이 쓰면서 자주 헷갈리는 내용을 사례 중심으로 묶어두었다. 쭉~ 읽어보며 확실히 모르던 부분을 표시해놓고 이따금 그 부분만 다시 보는 형태로 읽으면 가장 효과적일 것 같다. 그러고 보니 나도 아직 딱 한 번 정독하고 다시 보지 않아서인지.. 기억에 남은 많지 않은 것 같다. 우선 나부터 실천을…

지금은 맞춤법 시리즈가 두 권 더 나왔다. 우리 글 맞춤법은 뭘 그리 복잡하게 만들어놔서 이렇게 많은 책이 필요한지… 다른 두 권도 사서 읽어볼까 하다가 한 텀 쉬었다가 다시 생각해보기로 했다. 아마 내년에는 읽게 되지 않을까?

[책리뷰]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1, 2권
Dec 13th, 2015 by Wegra Lee

사전 정보 전혀 없이, 이사님께 전달되는 책 표지만 보고 ‘저건 대박이다’는 느낌이 왔다. 아마도 내가 한창 인문학 소양 쌓겠다며 최진기의 인문학 특강 시리즈를 듣고 있어서였을지도 모르겠다.

대학교는 이공계가 인기를 얻고 있지만, 사회에서는 인문학적 소양을 겸비한 인재를 찾는 풍조가 수년 전부터 있어왔다. 정신없이 살아가는 바쁜 현대인. 그래서 자신의 분야 밖으로는 눈을 돌리기 어려운 사람들. 하지만 누구나 지적이고 싶은 욕망은 마음 한구석에 간직하고 살아간다. 이 책은 이러한 시대 상황에서 분야를 막론하고 직장인이라면 한 번쯤 읽어볼 만한 책으로 다가왔을 것이다.

1권의 줄거리는 이렇다.

이 그림의 내용을 알기 쉽고 유기적으로 엮고, 이를 기반으로 현재 우리 사회가 굴러가는 거시적인 모습이 보여준다. 최진기의 인문학 특강도 정치, 철학, 경제, 미술사, 전쟁사, 건축 등 다양한 주제를 다루는데, 함께 보니 서로 보충해도 되고 정리도 더 잘 되었다.

1권을 다 읽고 담당 편집자께 말을 건네보니, 이 책의 백미는 2권의 <신비> 파트라고.. ^^
2권은 1권보다는 확실히 힘이 실린 느낌이다. 주제도 철학, 과학, 예술, 종교, 신비라.. 1권의 역사, 경제, 정치, 사회, 윤리보다는 확실히 생각할 게 많아 정신을 집중하고 읽어야 했다. 하지만 <신비> 파트는 다소 아쉬웠다. 판타지는 좋아하지만, 삶과 맞닿게 되니.. 뭐랄까 별다른 의미가 없다고 생각되는 것 같다. 이는 내가 가지고 있는 세계관 때문일 테니, 읽는 이마다 전혀 다른 의미로 다가올 것이다.

[책리뷰] 인포그래픽 세계사
Dec 13th, 2015 by Wegra Lee

오랜만에 충동구매한 책이다. 세계의 각종 역사를 인포그래픽으로 정리했다니, 멋지지 않은가?

이 책은 시간대별로 태초, 문명 시작, 국가 탄생, 오늘날, 이렇게 4부로 구성했고, 뒤로 갈수록 분량이 거의 두 배씩 늘어난다. 저자는 4부가 가장 재밌을 거라 주장하지만, 오히려 난 옛날이야기 쪽이 훨씬 재밌어서 좀 아쉽다.

인포그래픽의 장점이라면 간결한 그림으로 텍스트보다 훨씬 많은 양의 정보를 효과적으로 전달한다는 데 있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의 점수는, 살짝 애매하다. 텍스트보다 많은 정보를 제공한다는 점에서는 이견이 없지만, 효과적인지는 조금 의문이 남는다. 아무래도 모든 소주제를 각기 다른 형태의 인포그래픽으로 보여주려 하다 보니 가장 좋은 표현 방법을 다수 포기한 게 아닌가 싶다.

특히 ‘그림으로 보는 목차’라며 목차마저 인포그래픽으로 시도하였는데, 무엇인지 알기 어려운 그림만 나열되어 있을 뿐, 가독성 면에서는 최악이라 할 수 있었다. 심지어 첫눈에는 이것이 목차인지도 알아볼 수 없었다.

이처럼 다소 과한 도전으로 마이너스 점수를 받기도 했지만, 종종 훑어보면 뜻밖의 사실을 발견하는 재미가 있을 것 같다.

기억에 남는 뜻밖의 사실로는 최초의 보드게임이 기원전 900년경에 나타났다는 것!! 이 책에는 자세한 정보가 없어 인터넷을 찾아보니, 기원전 3500년 전부터.. 숱한(?) 보드게임이 더 있었다. ㅡㅡ

[책리뷰] 소프트웨어 전쟁
Dec 13th, 2015 by Wegra Lee

“이 나라의 모든 사람은 컴퓨터 프로그래밍을 반드시 배워야 한다. 왜냐하면 프로그래밍이 우리에게 생각하는 방법을 가르쳐주기 때문이다.”

잡스가 이런 이야길 했다는 건 모르고 있었는데.. 어쨌든 책 첫 페이지에 인용된 이 글귀가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바를 가장 잘 드러낸다.
 세상의 판도를 바꾸는 소프트웨어의 힘을 우리 주변에 일어나는 여러 사건과 움직임을 통해 보여주고, 우리(한국)가 나아가야 할 길을 제시하며 끝맺는다.

국지적으로는 억지스럽거나 앞의 말과 안 맞는 곳도 살짝씩 보이지만, 
큰 흐름에 영향을 줄 정도는 아니다. 중간중간 삽입된 19개의 인포그래픽만으로도 많은 정보를 전달하니 서점에서 잠시 서서 이 부분만 훑어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사실 책 내용보다는 편집과 제작 면에서 참고할 만하여 읽어보게 되었다. 흔히 볼 수 없는 고급진 마감으로 시선을 멈추게 하는 책이다.

[책리뷰] 이나모리 가즈오의 1,155일간의 투쟁
Dec 10th, 2015 by Wegra Lee

내가 잘 모르는 일본 사람이 내가 잘 모르는 일본 회사를 위기에서 극복한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물론 내가 일본을 잘 모르기 때문일 뿐, 엄청 유명한 일본인(이나모리 가즈오, 교세라와 KDDI 설립해 성공으로 이큰 경영계의 백전노장)이 일본인이라면 누구나 다 알법한 회사(JAL)를 죽음의 문턱에서 구해준 이야기다. 비유하자면 한게임과 카카오를 만든 김범수 씨가 파산 직전에 몰린 대한항공을 3년 만에 회생시키고 홀연히 떠나는 한 편의 모험담이다.

내가 이 책을 읽게 된 계기는 스타트업 경영에 도움이 될만한 교훈을 담은 책인지 알아보기 위해서였다. 물론 얼핏 보아도 규모 면에서 큰 차이를 보이지만, 기본 원칙이야 하나로 통하지 않겠는가?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스타트업 경영을 위해서라면 급하게 읽어야 할 책은 아니다. 특히나 청년 창업자라면 크게 와 닿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기업 규모가 어느 정도 커졌거나 중견 기업 이상에서 제법 경력을 쌓고 창업하는 경우라면 많은 것을 배우고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은 이나모리 가즈오의 업적을 칭송하고 가르침을 주기 위해 쓰인 것이니 완전히 객관적이라 할 수는 없겠지만, 그 내용이 진실이라 가정한다면 그는 우리나라에는 이런 기업가가 과연 있을까 싶을 만큼 인격적으로 훌륭한 사람이다.

이나모리 가즈오는 주변 모두가 화려한 경력의 백전노장의 노년에 오점을 남길 것이라며 만류한 JAL 회생 프로젝트를 진두지휘하여, 결국 목표보다도 빠르게 정상 궤도에 올려놓고 체질까지 바꿔놓았다. 이 엄청난 신화를 가능케 한 원동력은 물론 개인 혼자의 능력만은 아닐 것이다. 수십 년간 지켜온 자신의 원칙, 의지, 인내, 추진력, 대척점에 서 있던 사람을 자기편으로 끌어들이는 매력, 그리고 분신이 되어 자신을 지지해주고 대신 뛰어줄 조력자를 키우는 능력 등이 잘 어우러지지 못했다면, 결코 그 거대한 관료적 기업을 회생시키지 못했을 것이다.

나의 부족한 경험과 짧은 식견으로는 아직 먼 나라 이야기처럼 들리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이런 사람이 있다는 것이 부럽고, 이러한 정신을 본받아 존경받는 기업인들이 많아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책리뷰] 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 (1~5권)
Dec 9th, 2015 by Wegra Lee

외우는 걸 지극히 싫어하는 성격 탓에 학창 시절 역사를 멀리해서인지, 가장 가까운 왕조이자 여러 매체를 통해 손쉽게 접할 수 있는 조선에 대해서는 잘 모르고 살아왔다. 그러다 업을 바꾸고 당장 절실해진 인문학 소양 쌓기에 재미 붙이고 살던 어느 날, 부담없는 만화로 멋드러지게 차려낸 한 세트의 이 책을 본 바로 그 날.. 어느새 내 손가락은 구매 버튼을…

총 20권인데 겸사겸사 부모님 댁에 두고 갈 때마다 조금씩 읽느라 아직 5권, 조선 건국부터 세조 때까지밖에 읽지 못했다.

지금까지의 큰 느낌은..

1. 등장인물이 너무 많아 종종 누가 누군지 헷갈린다. 500년치를 20권에 담다보니 어쩔 수 없는 부분일 것이다.

2. 나라를 잘 다스리기위한 정책, 토론, 업적은 거의 없고 온갖 암투로 얼룩진 권력 투쟁 이야기가 주를 이룬다. 권력 앞에서는 형제도 없고 애비도 없고 마누라도 없다. 그러니 조카 따위야 말해 무엇하랴. 외척도 다 죽이고 공신도 다 죽이고 형제도 다 죽인다. 이 책과 <왕좌의 게임>을 같은 시기에 보았는데, 전 편 주인공들이 너도나도 손잡고 목이 잘려나가는 모습이 아주 인상적이었다. <왕좌의 게임>쪽은 그래도 가상의 드라마지만, <조선왕조실록>은 우리 역사고 조상이란 점에서 안타까운 마음이…

3. 실록이라 함은 왕도 볼 수 없는 객관적 자료라고 하지만, 이 역시 힘을 가진 자의 시선에서 쓰인 것임을 드러내는 정황이 너무 자주 나온다. 오늘도 나라를 지배하고 계신 악당들께서 과거를 지우는 순간을 살고 있어 씁쓸함이 한층 더해진다.

지금까지는 유쾌한 역사는 아니었다. 이후로도 임진왜란, 병자호란, 일제 침략 등 나라를 뒤흔드는 큰 난들이 잔뜩 기다리고 있지만, 중간중간 자랑스럽고 뿌듯한 이야기들도 펼쳐지길 기대해보며 우선은 여기까지 정리해본다.

[책리뷰] ‘앵무새 죽이기’와 ‘파수꾼’
Dec 8th, 2015 by Wegra Lee

<앵무새 죽이기>라는 책 제목은 숱하게 들어온 고전 명작이지만 아직 읽어보지 못했는데, 같은 저자의 새로운 책 <파수꾼> 출간에 맞춰 광고를 하기에 함께 사서 읽게 되었다.

먼저 주의할 점 하나.
<파수꾼>은 <앵무새 죽이기>의 후속작이 아니다. 두 책은 완전히 다른 책이라 생각하고 읽기를 권한다.

두 책은 같은 저자가 같은 주인공들을 내세워 시대만 바꿔 같은 주제를 말하다 보니 속편 혹은 후속편으로 오해하기 쉽다. <앵무새 죽이기>가 워낙 오래된 책이라 많이들 이미 읽은 탓도 있지만, 출간 시점과 시대 배경 면에서는 <파수꾼>이 더 최근이다 보니 대부분 독자가 <파수꾼>을 나중에 읽게 된다. 하지만 작가가 처음 쓴 원고는 <파수꾼>이다. 애초에 <앵무새 죽이기>는 작가의 기획이 아니었다. <파수꾼> 원고를 검토한 편집자가 작가에게 주인공이 어렸을 때를 배경으로 1인칭 시점으로 다시 써보라 하여 탄생한 명작이 바로 <앵무새 죽이기>다.

즉 작가는 애초에 두 책을 시리즈로 기획하지 않았고, <파수꾼>이 <앵무새 죽이기>로 ‘대체’된 것이다. 그래서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주제는 거의 겹치면서 설정상에는 모순이 몇 개 나타난다. 그래서 <파수꾼>을 후속편이라 생각하고 읽으면 재미도 떨어지고 거슬리는 설정도 눈에 들어온다.

둘을 다른 책으로 본다면.. 비슷한 시대에 미국 사회의 흑인 인권이라는 같은 주제로 쓰인 경쟁작이라 볼 수 있다. 그렇다면 둘 중 더 나은 책은? 내 선택은 <앵무새 죽이기>다.

가장 큰 차이는 이렇다.
<파수꾼>의 주인공은 20대 중반의 배운 여성이다. 그리고 이야기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는 그녀의 아버지는 변호사고 삼촌은 박사다. 즉, 문제의식을 직접적으로 이야기하며 어려운 비유와 용어가 많이 섞여 있다.
이와 달리 <앵무새 죽이기>는 어린 여자아이의 1인칭 시점으로 서술되었다. 천진난만한 아이의 눈으로 인권이라는 어려운 주제를 직접적으로 논하기도, 온전히 이해하기도 어렵다. 직접 드러낼 수 없다는 한계 덕분에 작가는 더 그럴싸한 사건을 만들고 더 어려운 비유를 동원한다. 그 분위기와 흐름에서 독자가 더 깊이 고민하고 빠져들게 한다. 그리고 이 일을 아주 멋지게 해냈다. 간접적이되 더 분명한 메시지 전달. 이것이 <앵무새 죽이기>가 수십 년간 사랑받아온 원동력일 것이다.

마지막으로..
<파수꾼>은 단 1개월 만에 번역되었다. 이 짧은 기간에 이 정도 분량의 책을 이 정도 품질로 번역한 사실도 물론 놀랍지만, 원문을 올바로 옮기기 위해 역자가 공부하고 조사한 내용이 실로 감탄을 금할 수 없다. 번역 몇 권 해보고 편집 일 좀 하면서 조금 만만하게 보던 나 자신을 부끄럽게 하는.. 내겐 특별한 의미가 있는 작품이다.

[업데이트] 책리뷰 <개발자 영어, 코드로 감 잡다>
Jul 2nd, 2014 by Wegra Lee

<개발자 영어, 코드로 감 잡다>

IMG_4587수년 전부터 ‘개발자를 위한 영어’라는 주제에 관심이 있었고, 책을 써볼까 하는 생각도 했던 터라 이 책이 나온다는 소식에 반갑고도 한편으론 아쉬웠다. 어떤 책인지, 내 생각과는 무엇이 비슷하고 다른지 무척 궁금하여 저자에게 연락도 해보고 출간과 거의 동시에 주문했다. 정작 그래놓고 이런저런 핑계로 이제서야 읽게 되었다.

하지만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적어도 내게는 잘 와 닿지 않고, 다른 이에게 권해볼 마음도 솔직히 들지 않는다.
이 책의 콘셉트는 개발자에게 익숙한 프로그래밍 언어 소스 코드의 구조를 빌려 영어를 가르친다는 것이다. 재미난 접근이지만 문제가 있다. 프로그래밍 언어란 컴퓨터에 로직을 가르친다는 제한된 목적만으로 만들어진 절제된 언어다. 사람끼리의 원활한 의사소통을 위해 수천 년을 진화해온 영어와는 비교할 수 없다. 작은 것으로 더 큰 것을 설명하려다 보니 여러 가지로 한계가 있지 않았나 짐작된다.

기본 개념은 문장을 하나의 완제품이라 보고, 완제품을 만들기 위해 여러 부품(문장 구성 요소)을 조립해가며 영어를 익힌다는 것이다. 그 부품들을 뭐는부품(주어), 뭐한다부품(동사), 뭐를부품(목적어), 어떤부품(형용사), 어케부품(부사) 등으로 부른다. 여기서의 문제는 십수 년간 영어를 공부한 사람이든 십수 년간 개발을 해온 사람이든 가리지 않고 너무 생소한 용어를 사용한다는 점이다. 도서관에서 맘 잡고 공부한 건 아니지만, 책 읽는 내내 이 용어들에 익숙해지지 못했다.

다양한 예외가 등장한다. 수식하는 위치(앞/뒤) 과거형, 과거분사형, 관사, 복수형, 절과 구, 의문문 등 영어를 배우기 위해선 꼭 필요하지만 위와 같은 간단한 구조에서는 표현할 수 없는 특성이 많아, 결국은 ‘이럴 땐 이렇게’, ‘요럴 땐 요렇게’가 될 수밖에 없다. ‘코드로 감 잡다’는 부제를 가지고 있지만, 코드의 범위를 벗어나 원래 영어를 배우기 위해 필요한 모든 요소를 잘 맞지 않는 틀과 익숙하지 않은 용어로 배우려 하는 것 같다.

너무 신랄한데ㅡㅡ 아무튼 그렇다. ;;

저자께는 죄송하지만, ‘영어를 더 쉽게 배워보겠다’라는 진지한 생각보다는 ‘영어를 이렇게도 설명할 수 있구나?’가 궁금한 사람에게 추천함직하다는 게 솔직한 총평이다.

[업데이트]

저자인 나솔님과 나눈 이야기 요약..

나: 작은 걸로 큰 걸 설명하려니 또 하나의 낯선 문법이 만들어진 거 같아요. 우리 나라 개발자는 다들 영어를 배웠으니, 낯선 문법보단 익숙한 영어 문법이 나을 지도..

나솔님: 어떤 말씀인지 알겠어요.

나: 색다르고 체게를 완성도 있게 구축한 건 높이 평가해요. 그리고 영어를 갈구하는 개발자들이란 시장의 존재를 입증한 선구자시기도 하고요. 그래서 앞으로 경쟁작 많이 나올 겁니다.

나솔님: 시장 드러나게 하기가 바로 원하는 거였어요. 혼자선 한계가 있죠.

나: 새로운 방식이 시선 끌기는 좋지만, 실효성은 아직 물음표네요. 실효성을 높이려면 추가적인 노력이 필요할 거에요.

나솔님: 물론이죠. 책 한 권으로 끝낼 생각은 아닙니다.

나: 솔직히 물음표지만 여기서 끝내긴 아까우니 열심히 부탁합니다. 시장 드러내줘서 고마워요.

[저자 특강]

곧 8월 1일에 저자 특강도 있으니 관심 있는 분은 서둘러 등록~

책리뷰 <월스트리트저널 인포그래픽 가이드>
Jul 1st, 2014 by Wegra Lee

올만에 책 리뷰를 간략히 적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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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스트리트저널 인포그래픽 가이드>
도나 웡 지음 | 이현경 옮김 | 인사이트

책 표지부터 내용, 편집까지 정말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책이다!!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항상 책꽂이에 꽂아두고 도표를 그릴 때마다 한 번씩 뒤적여봐야 할 책이다.

몇 달 전 한 UX 강사로부터 최고의 인포그래픽 책이라는 극찬을 듣고 구입하게 되었지만,
인포그래픽 전반을 다루지는 않기 때문에, 다소 논란의 여지는 있을듯하다.
이 책의 주 대상은 차트와 표(table), 그중에서도 ‘월스트리트 저널’이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 경제/금융 쪽에 사용되는 것에 초점을 맞춘다.
그렇다고 이게 큰 단점이 되진 않는다. 막대 차트, 선 차트, 파이 차트, 표. 실상 우리는 이것 외에는 쓸 일이 평생 몇 번 없기 때문이다. (책에서는 픽토그램과 표도 살짝 다룬다.^^)
오히려 우리에게 꼭 필요한 핵심만을 간추려 알기 쉽게 설명한 액기스다.

1장 ‘기본 원칙’은 데이터 선정부터 글꼴, 색상, 숫자 사용 시 주의점 등 말 그대로 어느 경우에나 주의해야 할 원칙들을 설명한다.
2장 ‘똑똑하게 차트 그리기’는 본격적으로 선/막대/파이 차트, 표, 픽토그램, 지도 그리기를 다룬다. 항시 나쁜 예와 좋은 예를 함께 보여주어 짧은 설명만으로도 이야기의 핵심을 쉽게 파악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3장 ‘차트 편람’은 차트를 그릴 때 많이 사용하는 기초적인 수학/통계 지식과 시장 지식을 설명하며 올바른 사용법을 알려준다.
4장 ‘난감한 상황’은 일부 데이터가 누락된 경우처럼 망설여지는 상황에서의 원칙과 대처법을 알려준다.
5장 ‘차트로 계획 세우기’는 팀 구성, 일정, 진척 보고 등 프로젝트 관리 정보를 차트로 표현하는 효과적인 방법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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